내가 서울로 올라온 건 2020년 12월 27일.
처음엔 돈이 없어 인터넷카페에서 하우스메이트를 구해 같이 살았다.
우연히 같이사는 언니와 직업이 같아서 1년동안 큰 문제없이 잘 지냈고
올해 3월, 친언니와 같이살게됐다.
낯선곳에서 혼자사는게 무섭기도하고, 가족끼리 편하기도 하니
괜찮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편한사람끼리 살면 더 싸우게된다고
3개월만에 크게 다투게됐고 내가 집을 나가기로 했다.
운좋게 작년에 신청한 LH청년전세임대에 당첨된게 있어
급하게 손품을 팔아 집을 보러다녔고, 괜찮아 보이는 집에 계약을 하게 됐다.
그게 바로 내가 한 첫번째 실수.
제대로 보지않고 급하게 계약을 해버린 것.
lh매물이 많이 나오지 않는 편이기도하고, 빨리 이사가고 싶다는마음에
그냥 '괜찮아보이네' '전세입자가 나랑 비슷한 또래같은데 그럼 내가 살아도 괜찮겠지'라며
안일하게 생각해버린것이다.
lh에서 도배장판 비용도 지원해준다하니 도배장판하면 또 괜찮겠지.. 라 생각하며
장판업체랑 실측방문날짜를 잡고, 처음으로 가구를 뺀 집을 마주했는데 ..
신발장이 있던 벽지엔 곰팡이가 피어있고, 군데군데 바퀴벌레약이 8개나 있었다 ..
물론 오래된집이니 살다보면 벌레가 나오기도 할거고, 그건 어쩔수없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집에 바퀴벌레 약이 8개나 있다니 ..? 도대체 얼마나 많이나오면 이렇게까지 붙여놓은건지 ..?
너무 당황스럽고 놀란마음에 세입자한테 '바퀴벌레가 이렇게 많이나와요?'라고 물어봤더니
'처음엔 많이나왔는데 요즘엔 많이 안나와요'
'제가 환기를 안시켜서그렇지 환기 잘시키고 제습기좀 돌리면 괜찮으실 거예요' 라고 ..
난 고등학생때까지 시골에 살아서 많은 벌레를 보긴 했으나,
그렇게까지 많은 약들은 본적이 없었고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큰 충격을 받게됐다..
진짜 트라우마 생길정도로 ..
장판업체 직원분과 어떻게 얘기를 끝내고 왔는지 기억도 안나는채로 집에 돌아오면서
친구와 전화를했고, 얘기하다가 너무 서럽고 놀란마음에 울어버렸다.
마음을 진정시키고 출근한 다음날.
나보다 경험이 많은 선생님들께 조언을 구했고, 찍어온 집 동영상을 보여드렸다.
선생님들께서는 원룸치고 창문 2개에 햇빛도 잘들어오고
원래 다가구주택에, 서울에 벌레없는집 없다며 관리해서 잘 살면 괜찮을거라고 말씀해주셨고
쫄지말라고 응원해주셨다.
그렇지만 그 집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겨버린 나의 마음속과 정신상태는
이미 그집에 대한 정이 떨어진 상태였고 , 계약금을 물어서라도 계약을 해지할까 수많은 고민을 했다.
불행중 다행인건 좋은 중개인분을 만났다는거였고, 중개인분은
'그런사항에 대해 알고 계약한건 아니고, 세입자한테 들은것도 아니었으니 그 부분을 집주인께 그대로 말씀드리겠다.
그러니 일단 들어와서 살다가 빨리 나가는식으로 해결하는건 어떻겠냐'고 제안해주셨다.
나도 해지하면 돈 몇백 날리는거고, 여러사람 곤란해지는건 싫으니 알겠다고 말씀드리고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려고 노력했으나
사람마음이라는게 한번 안좋게 생각한건 좋아지기 힘들다고 ,
벌레약 보기 전까지는 어떻게 인테리어하면 좋을지 유튜브에 원룸 인테리어, 오늘의집, 집꾸미기 영상 엄청찾아봤었는데
벌레약 보고나서는 아무리 예쁘게 꾸미면 뭐하나 - 집에서 편한 마음으로 앉아있을수는 있을까라는 생각에
인테리어 찾아보는것도 시큰둥해지고 , 들어가는 날이 다가오는게 설레지가 않고 오히려 두려워졌다.
난 원래 고민하는것도 하루이상 하지 않는데 , 이번건 며칠내내 생각하고 고민하는걸보니
참 이번일이 나한테 크게 다가오긴했나보다.
이번 기회에 알게된 건 그동안 내가 벌레가 나오지 않는 굉장히 좋은집에서 살았다는 것.
그리고 내가 집볼때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은
1. 벌레가 나오지 않는 집 (최대한)
2. 3층이상의 창문이 막히지 않은 햇빛 빵빵한 집
이 두개.
다음집에 들어가게된다면 월세를 조금 더 내더라도
이 두가지를 충족시키는 집에 들어가야겠다.
일단 지금은 어쩔수 없으니 , 마음 굳게먹고 살아보자.
도배장판도 싹 하고 방역업체도 한번 부르고 ..
과연 한달 , 6개월 후에는 내가 어떻게 살고있을지 , 그때의 내가 이 글을보면 어떤 기분일지 ^^
주기적으로 글을 적으러 티스토리에 들어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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